몇 년 전까지 기업들의 과제는 디지털 전환(DX, Digital Transformation)이었습니다. 종이 문서를 데이터로 바꾸고 업무 프로세스를 클라우드로 옮기는 것만으로도 큰 변화로 여겨졌습니다. 2020년대 들어 생성형 AI가 등장하면서 과제는 다시 바뀌었고, 이제는 AI를 사업 운영의 기본으로 삼는 AX(AI Transformation, AI 전환)가 기업들의 관심사가 되었습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와 전문가들은 AI를 도입하지 않는 기업은 뒤처질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많은 국내외 기업이 큰 예산을 들여 생성형 AI를 도입하고, 사내 챗봇을 만들고, AI 전담 부서를 새로 꾸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중 실제 비즈니스 성과를 내는 곳은 왜 소수에 그칠까요? 이번 글에서는 기업들이 AX 전환에 실패하는 이유 다섯 가지와 해결 방법을 정리했습니다.
AX 전환 배경
AX는 업무에 ChatGPT를 쓰는 수준을 말하지 않습니다. 조직의 의사결정, 프로세스, 제품과 서비스를 AI 기반으로 다시 설계하고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바꾸는 과정입니다. DX가 데이터를 쌓는 데 중심을 뒀다면, AX는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시스템이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하게 만드는 과정입니다. AI 에이전트가 쇼핑몰 CS를 24시간 자동으로 처리하는 것이 한 예입니다.

기업들이 AX에 투자하는 이유
기업들이 AX에 투자하는 이유는 AI 활용 역량이 업무 효율을 넘어 경쟁력 자체를 좌우하는 단계에 이르렀기 때문입니다. AI를 도입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 사이에는 생산성 격차가 생기고, 이 격차는 시장 점유율과 수익성 차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AX는 고객 경험과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AI는 많은 양의 유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개인별 수요를 예측하고 맞춤 제안을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처리하기 어려운 복잡한 시뮬레이션과 데이터 분석으로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을 수 있다는 점도 기업들이 AX에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국내 기업의 AX 실천 사례
국내 대기업들은 AI를 도입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보안과 생산성을 함께 확보하는 방향으로 AX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외부 AI 사용에 따른 기밀 유출 우려를 줄이기 위해 자체 모델인 삼성 가우스2를 개발했고, 직원들이 메일 작성이나 코딩에 사내 AI 비서를 쓸 수 있게 했습니다. 현대모비스는 수만 권의 기술 매뉴얼과 품질 보고서를 생성형 AI와 연결해 사람이 수 시간 걸리던 문서 검색을 3초 만에 처리하는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Darvis 블로그).
유저 접점과 실무 효율 측면에서도 성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 통신사는 로밍 서비스 가입 절차에 거대언어모델(LLM)을 도입해 단계를 줄였고, 응대 시간을 60% 단축했습니다. 최근에는 기업용 AI 플랫폼으로 기존 시스템을 교체하지 않고 데이터를 연결하는 방식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사례들에서 AX의 성과는 기술을 보유하는 것보다 흩어진 정보를 연결해 현장의 데이터 접근성을 높이는 데서 나왔습니다. AI가 반복 업무를 줄이고 구성원이 더 가치 있는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AX로 기업이 확보할 경쟁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AX 전환의 대표적인 실패이유

AX는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흐름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억 원의 컨설팅 비용과 큰 예산을 쓴 기업 중 상당수가 기대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AI만 도입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현장에서는 기술이 비즈니스 가치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철저히 준비했는데도 AX가 자리 잡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기술력이 부족해서일까요, 전략의 문제일까요?
이유 1. 명확한 전략 부재
AX를 추진하며 가장 흔히 하는 실수는 기술 도입 자체를 목표로 삼는 것입니다. 경영진이 해결할 비즈니스 문제를 정하지 않은 채 시장 흐름에 맞춰 하향식(Top-down) 지시를 내리면 프로젝트는 방향을 잃습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는 2019년 기고에서 디지털 전환이 실패하는 원인 상당수가 기술 부족보다 명확한 비즈니스 목적이 없는 데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해결할 페인 포인트를 정의하지 않고 도입한 AI는 현장에서 쓰이지 않고 보여 주기용 프로젝트로 끝나기 쉽습니다.
이유 2. 낮은 데이터 품질
AI 모델의 성능은 학습 데이터의 품질에 좌우되지만, 많은 기업이 여전히 데이터의 양을 질과 같은 것으로 여깁니다. 부서 간 장벽으로 데이터가 흩어지는 데이터 사일로(Data Silo)와 표준화되지 않은 관리 체계는 AI 도입의 큰 걸림돌입니다. Gartner는 데이터 품질 관리가 뒷받침되지 않은 AI 프로젝트는 ‘Garbage In, Garbage Out’ 원칙에 따라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이어진다고 경고합니다. 데이터 정제와 거버넌스 없이 진행한 AX는 AI의 환각 현상을 키우고 시스템에 대한 조직의 불신을 늘립니다.
이유 3. 구성원 공감대 부족
AX는 기술 변화와 함께 문화 변화를 요구하지만, 많은 조직이 구성원의 공감대를 놓칩니다. 실무자들은 AI를 자신의 전문성을 보완하는 도구 정도로 기대하는데, 충분한 준비 없이 모든 업무에 AI를 적용하면 오히려 업무 부담을 늘리는 방해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McKinsey 조사에서도 조직 전환에 성공한 기업은 현장 구성원의 참여와 변화에 대한 일관된 소통 수준이 더 높았습니다. 동기 부여와 재교육 없이 도구 사용만 요구하면 직원들은 기존 방식을 고수하고, 큰 비용을 들인 시스템은 쓰이지 않게 됩니다.
이유 4. 단기 성과 압박
AX는 패키지 소프트웨어처럼 한 번 구매하고 끝나는 프로젝트가 아닙니다. 당장 수익이 나지 않아도 전담 조직이 꾸준히 최적화해야 하는 장기 과제에 가깝습니다. 많은 기업이 초기 구축 비용(CapEx)에만 집중하고, 모델 성능 저하를 막기 위한 재학습과 인프라 운영 비용(OpEx)은 낮게 잡습니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은 AI 도입 노력의 70%를 기술이 아닌 사람과 프로세스에 배분해야 한다고 제시합니다. 단기 ROI(투자 대비 성과)에만 맞춰 사후 관리와 모델 고도화를 멈추면 성능이 떨어진 AI 시스템이 부채로 남습니다.
이유 5. 기술과 현업을 잇는 인재 부족
AX의 마지막 과제는 기술을 비즈니스 가치로 바꿔 줄 인재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개발 부서는 현장의 실무 로직을 깊이 이해하지 못하고 현업 부서는 AI 기술의 한계와 가능성을 가늠하지 못하는 상태가 이어지면, 결과물은 현장 맥락이 빠진 채 반쪽짜리로 끝나기 쉽습니다. PO(Product Owner)가 여러 부서의 의견을 모아 제품 개발을 이끌어 온 것처럼, AX에도 현재 업무와 회사가 가려는 방향 사이의 간극을 채울 인재가 필요합니다.
포브스(Forbes) 기고도 AI 프로젝트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기술 성숙도보다 거버넌스, 운영 구조, 변화 관리 같은 조직의 준비 상태를 꼽습니다. 기술 완성도와 비즈니스 실용성 사이에서 기준을 잡아 줄 기획자가 없는 조직은 기술 자체에 집중하다가 실제 이익을 만들지 못하게 됩니다.
마치며
AX 전환은 기술 도입이 아니라 비즈니스에 반복되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서 시작해야 합니다. 먼저 조직의 데이터 거버넌스를 정리하고, 단기 성과에 쫓기기보다 검증된 AX 사례를 참고해 적용 범위를 넓혀 가는 장기 로드맵을 세워야 합니다. 그리고 구성원의 공감대가 마련되어야 AX가 현장에 정착합니다. 재교육으로 실무자의 역량을 키우고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과정은 익숙하지 않을 수 있지만, 이 과정을 거친 기업이 AI 도입의 성과를 가져갈 수 있습니다.
플레어레인은 정해진 명령만 수행하는 생성형 모델을 넘어 마케터가 정한 목표를 AI 에이전트가 실행하는 CRM 마케팅 시스템을 만들고 있습니다. 마케터가 워크플로를 직접 그리지 않아도 시스템이 기존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 여정을 설계하고 발송까지 처리하는 방향입니다. 우리 팀의 마케팅 업무에서 AX를 어디부터 적용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면 아래에서 상담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